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오는 6월 3일 계묘년 하안거 결재를 앞두고 수좌들에게 부단한 정진을 당부하는 법어를 내렸다.

성파 대종사는 하안거 결재 법어에서 “도(道)를 배우는 사람이 참됨(識眞)을 알지 못하고, 다만 본래의 알음알이(識神)를 잘못 알기 때문이다. 끝없는 옛적부터 생사의 근본이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의 몸(本來身)이라 하도다”, “마음자리를 수시로 말했고, 보리 또한 그럴 뿐이네, 사(事)와 이(理)에 모두 걸림이 없으면, 나는 자리가 곧 나지 않는 자리일세”라는 두 편의 게송을 통해 안거 수행에 정진할 수좌들에게 모든 방편이 곧 수행이라는 법어를 전했다.

이어 “금년 결재의 인연으로 일체무명이 소멸하고 본성이 확연히 드러나 본분사를 마친 대자유인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불기2567년 계묘년 하안거 결제일인 6월 3일부터 전국 100여 선원에서 약 2000여 명의 수좌가 정진에 들어간다.

다음은 조계종 종정예하 성파 대종사 하안거결제법어 전문이다.

行住坐臥가 수행이로다!

중봉中峰 성파性坡(大韓佛敎曹溪宗 宗正)

學道之人不識眞[학도지인불식진]하고
只爲從來認識神[지위종래인식신]이로다.
無始劫來生死本[무시겁래생사본]이어늘
癡人喚作本來身[치인환작본래신]이로다.

도를 배우는 사람이 참됨을 알지 못하고
다만 본래의 알음알이를 잘못 알기 때문이다.
끝없는 옛적부터 생사의 근본이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본래의 몸이라 하도다.

오늘 하안거를 결재하는 제방의 선원 대중이여!
여름 석 달을 산문 출입을 삼가며 힘써 정진하게 되었도다!

오직 화두타파의 일념으로 한여름의 더위가 오히려 서늘하게 느껴지도록 정진하여 불조와 시주의 은혜에 보답해야 하리라.

결계(結界)가 원만했고 대중이 화합하며, 단월의 후원이 지극하니 수행의 인(因)이 원만하도다.

금년 결재의 인연으로 일체무명이 소멸하고 본성이 확연히 드러나 본분사를 마친 대자유인이 되어야 하리라.

칙천(則川)화상이 어느 날 차(茶)를 따는데 방거사가 묻기를

“법계가 몸을 용납하지 않거늘 스님은 내가 보이십니까?”

하니 선사가 말하기를

“노승이 아니었다면 하마터면 방공에게 대꾸를 했겠소.”

하였다. 거사가 다시 말하기를

“물으면 대답하는 일은 예사로운 일입니다.”

하니 선사가 아는 체하지 않았다. 거사가 다시 말하기를

“아까 경솔하게 물은 일을 고깝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였다. 선사가 역시 아는 체하지 않으니, 거사가 할을 하고는

“이 무례한 사람아! 내가 낱낱이 기억했다가 눈 밝은 사람에게 가서 이야기 하리라.”

하니, 선사가 차 바구니를 들고 돌아가 버렸다.

心地隨時說[심지수시설]하고
菩提亦祇寧[보리역지녕]이라
事理俱無礙[사리구무애]하니
當生卽不生[당생즉불생]이로다.

마음자리를 수시로 말했고
보리 또한 그럴 뿐이네
사와 이에 모두 걸림이 없으면
나는 자리가 곧 나지 않는 자리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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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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