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태고종 선암사

한국불교태고종 태고총림 방장 지암 스님은 3일 계묘년 하안거 결제법회에서 '선암사 십이조례'를 강조한 결제법어를 내렸다.

선암사 십이조례는 1798년 부처님오신날, 눌암식활(1752~1830)스님이 제정했다. 이는 선방에 들어 참선하려는 납자가 반드시 지켜야할 12가지 금기사항이다. 선암사 칠전의 달마전 현판 옆에 '십이조례'가 새겨져 있다.

지암 스님은 "십이조례는 1798년 눌암식활 스님이 제정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225년을 엄격히 지켜온 규칙이다. 자랑스러운 선암선풍을 상징한다"고 했다.

스님은 "'십이조례' 첫 번째 항목은이 '참회하지 않는 자는 선방에 들어갈 수 없다(無懺悔不參禪堂)'이다. 선승에게 선방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은 선승으로서 그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참회는 출가수행자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했다.



다음은 태고총림 방장 지암 스님의 계묘년 하안거 결제법어 전문이다.

오늘 계묘년 하안거 결제일입니다.

우리 선암사 선원에는 십이조례(十二條例)라는 것이 있습니다. 선방에 들어 참선하려는 납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12가지의 금기사항입니다. 지금도 선암사 칠전의 달마전 현판 옆에는 십이조례가 새겨져 있어서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십이조례는 1798년 부처님오신날을 기해, 우리 선암사의 눌암식활(訥庵識活, 1752-1830)스님께서 제정하셨고, 그 이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225년을 엄격히 지켜온 규칙입니다. 자랑스러운 선암선풍(仙巖禪風)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첫 번째 항목이 “無懺悔不參禪堂(무참회자불참선당)”입니다. 참회하지 않는 자는 선방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입니다. 

선승에게 선방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은 선승으로서 그 자격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참회한다는 것은 출가 수행자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 아만을 내려놓고 하심할 줄 아는 사람, 스스로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 그 잘못이 어떠한 결과를 낳는지 아는 사람, 그리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와 삼보전에 다짐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참회라는 수승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승속을 떠나 범부중생은 누구나 잘못을 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조금씩 줄여가는 행위가 수행이고 공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회가 먼저 있어야 하기에, 선방에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으로서 “참회”를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오늘 이 법석에 계신 사부대중 여러분. 진실된 참회 위에라야 참된 얻음이 쌓일 수 있음을 아시기를 거듭 당부드리면서 십이조례의 전문으로 오늘 법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선암사 선원 십이조례(十二條例)

一. 無懺悔不參禪堂(무참회자불참선당) 참회하지 않는 자는 선방에 들지 못 한다.
二. 除三更外不許睡眠(제삼경외불허수면) 삼경(새벽1시~4시) 외에 수면을 불허한다. 
三. 白衣無行人不昇座(백의무행인불승좌) 재가자는 선좌(禪坐)에 오르지 못 한다.
四. 諸山遇客不得洗踏(제산우객부득세답) 잘 알지 못하는 객승은 선방에 머물 수 없다.
五. 游山僧俗不得留宿(유산승속부득유숙) 산에 놀러 온 승려나 속인은 선방에서 유숙할 수 없다.
六. 無鉢盂者不得同居(무발우자부득동거) 발우가 없는 자는 선방에 함께 머물 수 없다. 
七. 無緣故者莫入他房(무연고자막입타방) 연고가 없는 자는 선방에도 들이지 말아야 한다. 
八. 放飮酒者永爲出斥(방음주자영위출척) 음주한 자는 영원히 선방에서 추방한다.
九. 衣籠擔來者不得入(의롱담래자부득입) 옷을 넣을 농짝을 가지고 온 자는 선방에 들 수 없다. 
十. 高聲大語者不禁自退(고성대어자부금자퇴)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고치지 않는 자는 스스로 선방에서 나가야 한다. 
十一. 聚頭喧譁者不得相禦(취두훤화자부득상어) 잡담하며 시끄럽게 떠드는 자와 상대해서는 안 된다.
十二. 沙彌少子不得率來(사미소자부득솔래) 사미나 어린아이는 선방에 데려올 수 없다.

불기2567년 음력 4월 15일
태고총림선암사 조계산선암사 방장 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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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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