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 시인선 59

시인으로 등단하고 시농사를 짓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詩를 지을 때마다 풍년이 들 수도 없거니와 설사 풍작이라고 하더라도 단을 묶어 추수하기까지 참으로 버거운 우여곡절을 겪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단 52년차 시인은 돈도 안 되는 시농사를 짓느라 매일 여념이 없다.

이번에 출간한 『정곡론』, 시인의 말에서 “한 편의 시는 칼이다.” 라고 말했다. 시인은 칼 다루기를 강호 무사처럼 칼을 다룬다. 함부로 휘두르지도 않지만, 휘두른 칼은 급소, 정곡만 찌른다. 어설피 휘두르는 검객 같지 않은 검객이 득세하는 무림의 세계에서 시인은 오랜 동안 우리詩를 지켜온 협객, 무사의 정신을 올곧게 지켜오고 있는 시인이다.

26번째 출간하는 시집은 80년대와 90년대에 쓴 시도 몇 편 들어가 있다. 여태까지 쓴 작품 가운데 누락된 시편들에 대해 호흡을 불어주었다. 명창정궤明窓淨?, 죽순시학竹筍詩學 평생을 은둔하듯 써내려간 시와 더불어 지나온 족적에 대해 허공만선이라고 돌이켜 본다. 등단 후 52년이 훌쩍 지난 시인의 회고록 같은 시가 즐비하다.




저자 : 홍해리       

충북 청주에서 출생.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1964)하고 1969년 시집『투망도投網圖』 를 내어 등단함.

* 시집 『투망도投網圖』(선명문화사, 1969) 『화사기花史記』(시문학사, 1975) 『무교동武橋洞』(태광문화사, 1976) 『우리들의 말』(삼보문화사, 1977)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민성사, 1980) 『대추꽃 초록빛』(동천사, 1987) 『청별淸別』(동천사, 1989) 『은자의 북』(작가정신, 1992) 『난초밭 일궈 놓고』(동천사,1994) 『투명한 슬픔』(작가정신, 1996) 『애란愛蘭』(우이동사람들, 1998) 『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 『황금감옥』(우리글, 2008) 『비밀』(우리글, 2010) 『독종毒種』(도서출판 북인, 2012) 『금강초롱』(도서출판 움, 2013) 『치매행致梅行』(도서출판 황금마루, 2015)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매화에 이르는 길』(도서출판 움, 2017)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도서출판 움, 2018)와
* 시선집 『洪海里 詩選』(탐구신서 275, 탐구당, 1983) 『비타민 詩』(우리글, 2008) 『시인이여 詩人이여』(우리글, 2012) 『洪海里는 어디 있는가』(도서출판 움, 2019)를 냈음.






정곡론 ㅣ 홍해리 지음 | 움 | 값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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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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