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불교전국승가회(상임대표 퇴휴스님)가 제199차 임시 중앙종회에서 비구니 초심호계위원 임명의 건이 부결된 것에 대해 “시대적 흐름과 종도들의 열망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실천승가회는 13일 성명서를 통해 “비구니 호계위원 임명은 승가의 한 축을 구성하는 비구니스님들의 당연한 권리다. 남녀평등이라는 사회적 조류에 부합하는 종단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사회적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종도들의 열망이기도 했다”며 “15대 중앙종회는 종단 내 뿌리 깊은 여성차별의식에 의해 이 같은 열망이 좌절되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성명서 전문-

종도들의 열망을 외면한 제15대 중앙종회를 규탄하며
비구니스님 권익향상과 종단 내 공의제도 확대를 요구합니다
-제199차 임시중앙종회 폐회에 대한 본 회 입장-

실천불교전국승가회(상임대표 퇴휴, 이하 본 회)는 비구니 초심호계위원을 임명하는 종헌개정안이 15대 중앙종회의 마지막 회기인 제199차 임시중앙종회에서 부결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이는 시대적 흐름과 종도들의 열망에 역행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비구니 호계위원의 임명은 승가의 한 축을 구성하는 비구니스님들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또한 남녀평등이라는 사회적 조류에 부합하는 종단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우리 종단이 그 동안 힘겹게 구축한 사회적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종도들의 열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종도들의 열망이 종단 내 뿌리 깊은 여성차별의식에 의해 좌절되는 퇴행적인 모습을 15대 중앙종회는 보여주었습니다.

비구니 호계위원 임명 종헌개정안은 초/재심 호계위원까지 비구니스님을 임명하도록 하는 종헌개정안이 지난 3월 제197차 임시중앙종회에서 부결되자 원안에서 상당부분 후퇴해 초심호계위원만이라도 적용하고자 하는 일종의 절충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제198차 임시중앙종회에서는 이 절충안조차도 종헌개정안 의결절차에 어긋나는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원로회의에 의해 반려되는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종도들의 기본적인 열망에 무책임한 처사를 보여주었던 15대 중앙종회가 이번 임시종회를 통해 비구니스님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하였지만 상당수 중앙종회 의원들의 반대로 종헌개정안은 부결되었습니다.

이에 본 회는 종회가 지닌 특권에 안주해 종단 내 불평등적인 요소에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할 것을 중앙종회에 요구하며, 아울러 제16대 중앙종회의원 선거에서는 종단 내 비민주적인 요소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닌 중앙종회의원들이 종회에 다수 진출하길 기대합니다.

우리 종단이 힘겹게 이룩한 1994년 종단 개혁의 기치는 종단 내 민주주의 확대였습니다. 종단 내 민주주의의 확대는 권력분립과 선거제도 안의 민주적인 절차를 확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부대중의 공의에 의한 종단운영체계를 마련하는 것에도 그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종단은 배타적인 종단운영시스템이 만연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총무원장 준직선제 도입이 중앙종회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고 총무원 내에서 표류하는 등 종단 내 직접 민주주의의 확대 역시 현재로서는 매우 요원합니다.

따라서 본 회는 비구니스님에 대한 제도적인 차별/참종권 제한의 해소와 사부대중의 주체적인 종단 운영 참여 등이 보장되어 종단 내 민주주의가 더욱 공고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이에 본 회는 비구니 호계위원/법규위원을 임명하는 종헌개정안이 올해 새로 구성될 16대 중앙종회에서 통과되도록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종헌개정 청원활동을 전개할 것임을 밝힙니다. 또한 총무원장 준직선제 도입을 통해 종단 내 직접 민주주의가 확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불기2558(2014)년 8월 13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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