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사진>이 2023년 계묘년 신년사를 통해 ‘소통’을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오늘날 지구촌 중생들은 서로 간에 균열과 파열음이 곳곳에서 들려온다”며 “이제 작두 위에서 누리는 잠깐의 신묘한 재주를 멈추고 창과 칼을 녹여서 호미와 보습을 만드는 일을 위해 솜씨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자비와 상생(相生)을 향한 걸음걸음만이 모든 인류에게 진정한 광명이 된다”고 말했다.

“진심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공심으로 사부대중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진우 스님은 “개인개인의 팔만사천 번뇌로 인하여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누구나 선명상(禪冥想)을 통해 평상심을 되찾고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시대의 지남(指南)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천년을 열기 위하여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입불상을 제자리에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도 함께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총무원장 진우스님 계묘년 신년사 전문--------------------------------

진심과 공심으로 소통하는 새해를

새해의 둥근 해가 높이 떠올라 삼라만상을 밝게 비추니 산과 바다가 춤을 추고 농촌사람과 도시민이 함께 기쁜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천복(千福)을 여니 만물 모두가 새롭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지구촌 중생들은 서로 간에 균열과 파열음이 곳곳에서 들려 옵니다. 북쪽과 서쪽 사이에는 전쟁의 포성이 오고가며 동쪽과 남쪽에는 여기저기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 넘칩니다. 되돌아보니 길게 뻗은 만리장성도 관광객의 발 아래 있고 전장을 힘차게 누비던 말과 코끼리는 동물원 담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작두 위에서 누리는 잠깐의 신묘한 재주를 멈추고 창과 칼을 녹여서 호미와 보습을 만드는 일을 위해 솜씨를 모아야 할 시점입니다.

세계는 한 집안이요 인류는 한 몸이라는 천지동근(天地同根) 만물일체(萬物一體)의 도리를 공유하는 계묘년(癸卯年) 아침입니다. 자비와 상생(相生)을 향한 걸음걸음만이 모든 인류에게 진정한 광명이 됩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살피는 자타불이(自他不二) 정신은 고난의 시대를 극복하는 고통분담에 기꺼이 동참하는 바탕입니다. 또 저출산 고령화 및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문수지혜를 모아야 할 시절이기도 합니다. 감염병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존적 삶의 길을 찾으면서 일상생활 속에는 항상 방아를 찧는 두 토끼처럼 합심해야 하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진심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공심으로 사부대중과 소통하겠습니다. 개인개인의 팔만사천 번뇌로 인하여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누구나 선명상(禪冥想)을 통해 평상심을 되찾고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시대의 지남(指南)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천년을 열기 위하여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입불상을 제자리에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도 함께 전개하고자 합니다.

시간은 어제에서 오늘로 흘러 오고 오늘에서 내일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시간이란 현재에서 미래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현재는 과거와 연결되며 또 과거는 미래와 서로 상통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옛 선지식께서는‘금기불여석(今旣不如昔)이면 후당불여금(後當不如今)이라’했습니다. 따라서 새해가 작년에 미치지 못한다면 내년도 올해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계묘년에는 화합과 상생의 북을 두드려 진리의 법우(法雨)로써 만물이 모두 새로워지고 하나하나가 순리대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모든 가정에 부처님의 가피가 두루하시길 지극한 마음으로 축원 드립니다.

계묘년 새해 아침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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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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