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스님은 15일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가진 '역주 정법안장 강의'(譯註 正法眼藏 講義) 완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책에 대해 소개했다.

책은 동국대 총장을 지낸 보광스님이 1993년부터 제자 266명과 함께 공부한 결실을 담았다. 약 30년에 걸쳐 연구한 끝에 12권에 담았다. 1~9권은 일본 도겐스님(道元:1200~1253)의 글과 주석, 강의를 모았으며 10권은 총 목차, 해제, 총색인을 담았다. 11~12권은 '역주 정법안장 강의 사전'으로 주석을 집대성했다.

'정법안장'은 일본 조동종의 개산조인 도겐스님이 중국 유학 중 체험한 중국 송나라의 선원 수행과 불교 수행, 의례, 사원 생활, 가람배치, 수계, 전법, 선종 문화 등을 총망라한 저서다. 모두 95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인데다가 일본 고어로 기록돼 있어 읽기에 난해한 책으로 손꼽힌다.

불교 선(禪) 사상을 구현한 명문으로 성철스님, 서옹스님, 혜암스님 등 국내 불교계 고승들도 적극적으로 읽기를 권유했으나 그간 마땅한 번역본이 나오지 않았다

보광스님은 1982년 일본 유학 중에 정법안장을 접했다. 1987년부터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으며 1993년에는 동 대학원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그가 번역한 책은 2006년에 1권이 나왔고, 이듬해 2권, 2020년에 3~4권이 출간됐다. 보광스님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모아 5권부터 12권까지를 최근 완간했다.

정법안장은 선 사상의 집약체라 할만하다. 선에 대한 이론적 내용부터 사찰 생활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는 점에서다. 가령 부엌에서 어떻게 음식을 준비할 것인가라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야채님', '밥님'처럼 모든 음식 재료와 음식에 존칭을 부여했다. 또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청소하는 법, 화장실 다녀오는 법 등 모든 사찰 생활의 질서가 담겼다.

책은 주로 도겐 선사의 강연을 묶었다. 요지는 우리가 해탈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선 부처님을 닮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광스님의 해설에 따르면 부처가 앉아있던 모습대로 1시간을 좌선하면 그 시간만큼 부처가 되고, 2시간을 좌선하면 2시간만큼 부처가 된다.

"책은 부처님을 닮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선 자세를 닮아야 하고, 말을 닮아야 하고, 행동을 닮아야 하고, 마음을 닮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부처님을 따라 하다 보면 스스로가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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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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