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6일 오전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 49재를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추모위령제>

12월16일 오전 10시 조계종 총무원은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10.29(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를 봉행했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200여명의 애도대중이 함께 한 이 날 위령제는 참사 49일을 맞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천도의식으로 조계종 어산종장 화암스님의 의식집전으로 희생자 합동 위패와 위령제 참여를 희망한 영정(67위)과 위패(78위)를 동시에 모셨다.

조계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시작으로 조계사 청년회 대중들이 희생영가를 경내로 모시고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의 헌향과 이수민 회장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희생영가들을 여법하게 모시기 위한 대령관욕과 상단불공의식을 봉행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추모법문에서  “영가이시여, 이제는 미련과 집착을 벗어놓고 평안한 피안(彼岸)의 업멸(業滅)을 지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다음세상에서는 괴로움을 느낄 수 없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고통을 다시는 만나지 않기 위해 중도(中道)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우리 모두는 영가와 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주어야 합니다. 오늘 49재 의미도 여기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오늘 조계사에 모인 대중 모두는 영가가 다시는 고통을 겪지 않도록 이고등락(離苦得樂)과 극락왕생(極樂往生)을 기원합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추모법문에 이어 희생된 영가들의 천도를 발원하는 회심곡과 부처님의 큰 자비로 관음시식을 봉행했다. 총무원장 스님과 교육원장 혜일스님, 총무부장 호산스님 등이 사부대중을 대표해서 희생영가에 헌화했고 유가족들이 긴 줄로 늘어서 눈물을 삼키며 헌화를 이어갔다. 일부 유가족들은 총무원장 진우스님께 합장으로 감사인사를 전했고 총무원장 스님은 어깨를 감싸주며 위로와 위안으로 답했다.

위령제에는 유가족 대표로 배우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가 인사말을 하면서 자신을 비롯한 일부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쓴 편지글까지 눈물을 머금고 낭독했다.

“오늘 저는 우리 아들 영정사진을 싼 흰색 보자기로 목을 두르고 아들이 신었던 양말을 신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조계사에서 우리 아들딸들 편안하게 떠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승에서는 아이들과의 마지막이 되는 날이기에 오늘이 오지 않길 바라면서도 아이들을 잘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 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기억해 준다면 아이들은 가장 안전한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 근심걱정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 날 위령제는 유가족들의 소전의식으로 여법하게 회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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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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