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연등회 첫 행사인 어울림마당이 4월30일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1만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거행됐다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연등회의 첫 행사인 어울림마당이 4월30일 오후 4시30분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1만여 명의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라는 봉축표어를 담고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각 종단 지도자들과 조계사․봉은사․도선사 등 주요사찰, 포교사단‧국제포교사회 등 사부대중 1만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됐다.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으로 시작한 연등법회는 개회선언, 삼귀의, 우리말 반야심경 봉독, 봉축위원장 원행 스님의 개회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 스님의 경전봉독,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의 발원문 낭독과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과 진각종 통리원장 정사의 기원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개회사에서 “인류가 인종과 국경을 분별하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이러한 분별이 덧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며 “한 지역 전쟁의 참화로 세계인 모두가 고통받고 있으니 이 또한 관계성을 잊고 살았던 인류에게 내리는 커다란 경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인류는 다시 한번 성찰하고 변화해야 한다”며 “마음속 희망을 담은 연등을 높이 들어 우크라이나에 하루 빨리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은 발원문을 통해 “오늘날 세계는 인간의 끝없는 욕구가 탐욕이 되어 공존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며 “부처님께서 뭇생명의 행복을 위해 나투셨던 것처럼 모든 이가 자신의 존엄을 지키면서 모든 삶이 행복을 구원할 수 있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모든 대립과 갈등을 종식시키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불사에 기꺼이 앞장서 나가겠다”며 “부처님이 깨달음 향해 걸어가신 그길을 따라갈 수 있도록 지혜의 등불을 밝혀달라”고 발원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는 기원문에서 “우리의 간절한 합장으로 언제나 변함없는 자비심으로 나투시는 부처님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목마른 세상”이라며 “세상 모든 것은 무상하다는 가르침을 무상하게 흘려보내는 우리를 참회하면서, 우리 불제자 모두는 새롭게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혜롭게 세상을 보고 나부터 바꿔 나가겠다”고 서원했다.

관음총 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평화기원메세지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발원했다. 스님은 “반세기가 넘는 오랜 세월동안 남북이 대치된 상태로 서로 상처를 남기고 있다”며 “한 뿌리에서 나온 한민족이 둘로 쪼개져 대치하고 있는 이 시대, 우리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긴장과 대립이 아니라 부처님 자비심을 바탕으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평화를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당면한 과제로 삼아, 평화와 상생의 길로 행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이 땅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넘치고 서로 화합된 가운데 하나가 되어 보다 평화롭고 따뜻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6시까지 진행된 어울림 마당과 연등법회가 마무리된 뒤 윤성이 동국대 총장의 ‘행진선언’을 시작으로 연등행렬에 들어갔다. 오후 7시부터 흥인지문(동대문)을 출발해 종로를 거쳐 저녁 9시 조계사로 들어가는 경로다.

1만여 명의 대중은 연등행렬에 동참하기 위해 이동을 시작했다. 이제 곧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연등회의 백미인 연등행렬이 시작된다. 대형 장엄등을 비롯해 수십 만의 연등이 서울 도심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다.

아기부처님을 모신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삼혜스님을 선두로 위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한 주요 종단 대표 스님들과 정관계 인사 및 신행단체 대표들이 동국대 정문을 나섰다. 오늘 연등행렬은 연등회 깃발을 선두로, 인로왕번, 오방불번, 취타대, 전통의장대가 대열을 인도한다. 뒤를 사천왕등, 육법공양등, 전통등 행렬, 그리고 부처님오신날봉축위원회 봉행위원단과 중앙승가대 스님들이 앞장선다. 연등행렬 중간마다 코끼리등, 룸비니동산등, 관세음보살등, 공작등 등 다양한 장엄물이 줄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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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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