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신임 총무원장 무원 스님이 4월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3월 20일 천태종 제 19대 신임 총무원장으로 임명된 무원 스님은 4월 6일 오후 4시 서울 우면동 관문사서 교계기자 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환경문화 조성’ ‘보살도 수행 강조’ ‘찾아가는 불교 표방’ ‘종단의 내부 결속 강화’ 등을 골자로 한 4년간의 종책 기조 방향을 밝혔다.

이어 스님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은 지구촌 모두가 공업중생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동체대비의 불교사상을 펼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간담회 내용을 1문1답 인터뷰로 재구성했다.

△팬데믹을 통해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요?
=코로나는 어떻게 보면 지구촌 인간들의 공업에 의해서 이루어 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분명히 깨달으면서 앞으로 팬데믹 이후에는 종교인들이 공업과 선업으로 업장 소멸 하며 새로운 환경과 문화를 이루는데 앞장서야 되지 않겠는가란 생각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종교도 사회와 더 소통을 잘해야 중생들이 정신과 마음 치료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종단을 이끌 총무원장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내부 결속 강화를 위한 필수 요건은 ‘화합’입니다. 종단 스님들과 신도들의 목소리에 겸허한 자세로 귀 기울이며,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총무원장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봅니다. 이는 우리사회도 예외는 아니죠. 또한 남북화합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국제적인 다문화시대에 다문화 다민족 등 함께 어울리는 문화 역시 또다른 화합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즉 한반도 평화 구축과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어울려 사는데의 구심점 역시 화합이며, 이를 위해 종단의 대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대통령선거로 더욱 심화된 우리 사회의 젠더와 진영 갈등은 물론 종단의 내부 결속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해 화합을 종단 운영의 주요 화두로 삼겠습니다.

△임기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실 종책으로 ‘찾아가는 불교’로의 전환을 꼽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노인 복지관의 문화는 찾아오는 문화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복지관을 찾아오는 노인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것도 우리 불교계에서 중요하게 신경써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먼저 종단 신도들 중 어려운 이들을 찾아가 먼저 껴안고 보듬으며 점점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현 시대에 맞게 노인과 다문화가정 및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의 구석구석을 먼저 찾아가 살피는 적극적인 자세인 ‘찾아가는 불교’로 거듭나겠습니다. 이는 또한 승려와 신도의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 복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동안 불사만 해놓고 찾아오는 불자만 기다리던 시대였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불교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시켜 나가야 불교가 살 수 있는 시대에 들어와 있습니다.

△스님은 개성영통사복원위원회 단장을 맡아 천태종 초기 사찰인 북한 개성의 영통사 복원에 참여한 바 있지만, 안타깝게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현재는 교류가 중단 된걸로 아는데 향후 계획은 어떠신지요?
=그렇습니다. 현재는 남북민간교류의 통로가 모두 막혀서 지원을 하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지금은 영통사를 못 가지만 판문점서 영통사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북측이 필요한 물품을 모아 전달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영통사 복원은 천태종 발상지인 개성 국청사로 가기 위한 교두보이기도 했기에 우리 종단에게는 국청사 복원도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대북지원 사업과 개성 영통사 복원불사를 통해 쌓아온 북한 조불련과의 교류 재개를 희망하면서 전쟁 없는 세계,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화쟁의 세계를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최근에 제가 총무원장에 취임하고 난 뒤 조불련에 저의 취임 소식을 알리기도 했지만, 현재 답신은 없는 상태입니다. 이처럼 우리 천태종은 남북불교문화교류를 위해 항상 준비가 돼 있고, 계획도 많이 세워놓고 있습니다.
△취임 일성으로 ‘보살 불교’를 강조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판과 사판을 구별해 논하지 말고 재가자와 출가자가 다함께 어울리는 불교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중도(中道) 불교라고 봅니다. 앞으로 이런 대승보살도 수행을 우리 종도들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일깨우고 이끌어 가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적으로는 기도수행, 염불선 수행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수행들을 철저히 해나간다면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에게 던져진 ‘정신적 공황이나 빈곤’을 채우고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님께서는 그동안 다양한 NGO 활동을 펼쳐오셔서 천태종의 앞으로 행보도 더욱 주목 되는데요.
=그동안 그래왔듯이 불교의 대사회화를 통해 중생들과 함께 활기찬 불교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내가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참여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들은 시대에 맞는 노래의 하모니로 서로 외로움을 달래고, 부모님은 또 부모님대로 만나서 서로 위로가 된다고 합니다. ‘희망 키움넷’이라고 다문화 아이들 교육문제도 지원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종단 차원에서 다문화 아이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이런 일들을 더욱 활성화 시킬 계획입니다.

△출가자수 감소와 함께 특히 젊은이들이 불교를 찾지 않는 현상에 대해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예정이신지요?
=이것은 종교인들의 큰 화두이며 비단 천태종뿐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모두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당장 출가자수를 늘릴 방안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불교가 사람들의 삶에 큰 의지처와 등대 역할을 한다면 저절로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젊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는 불교 프로그램 개발과 다양한 포교 방법도 연구돼야 할 것입니다. 4차 산업시대에 걸맞는 융복합문화 실현을 위한 출재가의 지혜를 구하면서 출가자 감소 등 종교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문제의 대책에 대해 더 이상 외형적 확장에만 머물러선 안됩니다. 시대의 눈높이에 맞는 즉 4차 산업시대에 맞는 젊고 획기적인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젊은이들을 불교에 끌어들일 수 있다고 봅니다.

△천태종서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는 종립대학인 금강대가 그동안 부침이 많았는데요, 현재는 어떤 상태고 앞으로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이신지요?
=솔직히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종단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결과 지금은 점점 운영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우리 금강대 뿐만 아니라 지역대학들이 학생 정원을 못 채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줄 압니다. 그래도 우리 금강대는 소수정예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 점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입생들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취업이 잘되는 학교로 탈바꿈해야 된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앞으로는 학생들 취업에 학교가 적극적으로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는데 역점을 두도록 할 방침입니다.

한편 1979년 남대충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한 무원 총무원장 스님은 인천 황룡사, 서울 명락사, 부산 삼광사, 대전 광수사, 서울 삼룡사 등 전국 20여 사찰의 주지를 역임했다. 아울러 천태종 총무원장 직무대행과 총무원 사회부장, 개성영통사복원위원회 단장, 종의회 의장 및 종단 기관지인 금강신문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또한 무원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법회는 오는 4월 9일 오전 10시 30분 천태종 총본산인 단양 구인사에서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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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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