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12월10일 화성 용주사에서 원경당 성진 대종사의 영결식을 봉행했다. 
(총무원 홍보국 제공)


조계종은 12월10일 화성 용주사에서 6일 평택 만기사에서 홀연히 원적에 든 원경당 성진 대종사의 영결식을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원로회의장으로 봉행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참석 인원이 제한된 가운데 봉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을 비롯한 원로의원, 총무원장 원행, 호계원장 보광, 교육원장 진우, 포교원장 범해,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한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동국대 이사장 성우,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 등 종단 대표, 이원욱 국회정각회장, 주호영 명예정각회장 등 정관계 대표, 민학기 2교구신도회장 등 사부대중 100여명이 동참했다.

원로의장 세민 스님은 영결사에서 “대종사는 생멸을 멈추기 위해 근진(根塵)을 형탈(逈脫)하고 무생의 세계로 환귀해 시종이 없고 생멸이 없는 적멸의 삶을 이뤘다. 무생의 면목을 드러내기 위해 생사의 틀을 바꿨고 생멸이 없는 본분을 나투기 위해 견문각지(見聞覺知)를 멈췄다”며 “그러나 스님의 적멸 앞에 슬픔을 참을 수 없고, 가슴이 무너진다”고 애도했다. 이어 “여기 모인 대중의 비원을 듣고 우리 곁에 오셔서 불일을 밝히고 조계의 선풍을 드날려 달라”고 호소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는 원로회의 부의장 대원 대종사가 대독한 법어를 통해 중국 남전 선사의 법문을 인용하며 “향상일구의 진리만이 모든 불조가 면밀히 법을 전한 바탕이며, 그러한 안목을 갖춘 자는 천불 만조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천하를 횡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풀을 만나면 풀을 먹고, 물을 만나면 물을 마심이로다”고 설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얼마 전 조계사 마당에서 큰 목소리로 후학들에게 법계를 품서하시던 대종사님의 모습이 생생한데 이렇게 갑자기 열반에 드시니 허허로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큰 스님의 삶을 반추해보니 우리 종단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의 무상법문과 다름이 없다”고 추모했다. 이어 “가는 곳마다 일이 있다고 할 정도로 큰스님께서는 대중을 위해 솔선수범해 도량을 정비하셨고, 원로회의 부의장과 법계위원장을 맡아 법계를 중심으로 하는 승가의 법도를 바로 세웠다”며 “일생을 금강의 정진력으로, 금강경의 가르침으로 살아오신 대종사님이시여, 칠보연못의 연꽃 위에 좌정해 머무시다가 본래 서원에 따라 이 사바에 돌아오셔서 다시금 널리 교화를 드리워 주시길 간절히 청한다”고 애도했다.

조계종 호계원장 보광스님은 조사에서 “대종사께서는 평생을 제방선원에서 참선 수행하며 한국불교 선맥을 따라 수행정진하시면서도 대사회적 활동과 지역 포교 활성화에 앞장서 정진하셨다. 2004년 <이정 박헌영 전집>을 발간해 굴곡진 현대사에 소중한 자료를 남기시는 등 스님 족적은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용맹정진의 삶 그 자체였다”며 “대종사께서 비록 속세는 벗어나셨으나 당신 법문은 우리 숨결에 남아 종도들을 일깨우고 종단이 나아가야할 가르침이 될 것”이라며 대종사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전국의 교구본사를 대표해 영결식에 함께한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도 “종단 운영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던 큰스님께서 이렇듯 홀연히 세연을 다하셨으니 저희 후학들의 빈 가슴은 더욱 적막하기만 하다”며 “지리산처럼 웅장하고 자비로운 스님 육신은 저희들 곁을 떠났지만, 정진과 화합의 큰 길을 가라는 대종사의 음성은 사부대중 가슴 깊이 남아 종문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성우스님도 “대종사님께서는 절대절명의 절망 속에서도 초지일관 수행자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주셨다. 인자하시고 고결한 인품은 널리 대중의 사표가 되셨다”며 “대종사님의 대비원력으로 남북통일의 대업과 세계평화가 성취되기를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문중을 대표해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은  “우중에도 총무원장 원행큰스님을 비롯해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과 원로의원 스님들, 중앙종회의원 스님들, 각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께서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늘 건강하셔서 절대 돌아가시지 않을 줄 알았는데, 홀연히 입적하신 것을 보고 저희들은 크나큰 가르침을 얻었다. 머릿속으로는 무상하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체험한 것 같은 느낌이다. 후학들에게 무상함을 보여주신 그러한 열반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우리 제자들을 비롯한 후학들은 큰스님 뜻을 받들어 열심히 정진할 것을 큰스님 앞에 서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법스님의 감사 인사를 끝으로 원경 성진대종사의 법구는 스님 가르침을 끝까지 되새기겠다는 사부대중의 만장과 함께 다비장으로 이운됐다. 원경 성진대종사는 영원한 적멸의 세계로 들었다





SNS 기사보내기
전수진기자
저작권자 © SBC 서울불교방송 불교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