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선원수좌회 장의위원회는 9월 2일 문경 봉암사 태고선원 대웅전 앞마당에서 조계종 명예원로이자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 은암당 고우 대종사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은 명종 5타로 시작돼 조계종 전 어장 원명 스님의 영결법요와 내빈과 수좌 스님들의 헌향으로 이어졌다.

이날 영결식은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영진 스님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장의위원장 무여 스님(축서사 조실)의 영결사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법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원로의장 세민 스님을 비롯한 각계의 추도사로 이어졌다.

장의위원장 무여 스님(축서사 조실)은 영결사에서 “노구를 사양하시고 종횡무진으로 정법당간을 드높이시고자 고구정녕 중도정견을 설파하시어 법의 안목과 선의 종지를 세우심에 그 자애로운 음색이 지금도 사부대중의 귓가에 쟁쟁한데 홀연히 본래 자리로 돌아가셨다”며 “스님께서는 본무생사에 유희자재 하시겠지만 남은 후학들은 황망한 심정으로 애도의 심지를 밝힌다”고 추도했다.

스님은 “큰스님께서 보여주신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유지를 받들어 선의 대중화와 선의 세계화가 이뤄져 억조창생(億兆蒼生)이 안심입명하는 그날까지 이 땅의 선자들은 백의단원과 더불어 무한상상의 죽비를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 종정예하 진제 법원대종사도 고우스님 원적을 애도하며 대중들을 향해 법어를 내렸다.

종정예하 진제 법원 대종사는 “향상일구의 진리만이 모든 불조가 면밀히 법을 전한 바탕이며, 그러한 안목을 갖춘 자는 천불 만조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천하를 횡향하는 것”이라며 “‘내가 열반에 든 후, 기일에 갖가지 음식을 차리지 말고 항상 이 세 마디 법문을 들려다오’하셨는데 이 법문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49년간 설하신 팔만대장경을 뛰어넘는 것이다. 향곡 선사와 산승, 운문선사와 파릉스님의 문답처, 이것을 바로 보는 눈을 갖추면 하늘세계와 인간세계의 지도자가 되리라. 금일 고우 대종사의 영전에 공양을 올립니다”라고 애도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도 추도사를 통해 “대종사께서는 출가 이후 열반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오로지 참선 수행의 한길을 걸어오셨고 특히 1968년부터 시작된 대종사의 봉암사 주석은 우리 종단사에도 특별한 자취를 남겼다”며 “도량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봉암사를 대한불교조계종의 유일한 종립선원으로 정착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셨다. 저희 종도들은 대종사의 공적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대종사께서는 간화선법의 수승함을 찬탄하며 지구촌 인류에게 ‘수행의 즐거움’을 전한 원력보살이셨다”며 “명안조사, 원력보살 고우 대종사이시여 속환사바하시어 광도중생하소서”라고 애도했다.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스님은 추도사에서 “대종사는 우리 선문을 지켜온 기둥이었으며 육조의 현지와 임제의 현의를 드날리고 우리 선문의 기보와 당간지주를 높이 세운 눈 밝은 선지식이었다”며 “해인사 선원을 비롯해 봉암사 등 제방의 선원에서 본래면목을 참구해 영축의 종지를 밝히고 백척간두에서 진일보 하는 정진으로 불조의 의단을 타파하고 갈고닦은 지혜로 불조대기를 터득한 백납의 운수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의 수행행지는 청빈하셨다. 일의일발은 한평생 살림살이였고 버리지도 구하지도 않는 것이 스님의 가풍이었다”며 “이제 스님의 걸림 없는 모습과 직절의 기봉과 날카로운 선지를 볼 수 없게 됐다. 누구에게 격외의 진수를 묻고 배워야 합니까”라고 애도했다.

전국수좌회 공동대표 일오 스님은 “선사께서는 불법의 근본종지가 중도임을 거양하시고 중도를 체득하는 실천이 바로 선(禪)임을 사자후하셨다”며 “오매불망 불교중흥과 선풍진작을 염원하기고 간화선 중흥을 위해 종단 차원의 숙제선센터를 건립해 인재 양성을 발원하고 선원수좌회 차원에서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건립을 적극 성원했다”고 업적을 기렸다.

스님은 “이제 사바의 언덕에서 스님의 따뜻한 미소 다시 볼수없고 스님의 정연한 법설 거듭 들을 수 없게 됐으니 저희 사부대중은 어디에서 가르침을 구해야 할지 혼망하다”며 “고우 대선사의 영전에 조주선차 한잔 올려 전국선원수좌들의 애도의 마음 담았다”고 헌다했다.

오전11시50분. 영결식이 끝나고 은암당 고우대종사의 법구는 봉암사 연화대로 옮겨졌다. 사부대중의 ‘나무아미타불’ 합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거화 의식이 치러졌다. 평생을 간화선 중흥에 매진한 대종사의 뜨거운 원력을 닮은 붉은 불길 속에 타올랐다.

한편 은암당 고우 대종사 초재는 9월4일 오전10시 봉암사에서, 2재는 9월11일 금봉암에서, 3재는 9월18일 충주 석종사에서, 4재는 9월25일 공주 학림사에서, 5재는 10월2일 봉화 축서사에서, 6재는 10월9일 고양 흥국사에서, 49재는 10월16일 봉암사에서 봉행된다.

고우 대종사의 초재는 9월 4일 봉암사에서 거행된다. 2재는 9월 11일 봉화 금봉암에서, 3재는 9월 18일 충주 석종사에서, 4재는 9월 25일 공주 학림사에서, 5재는 10월 2일 봉화 축서사에서, 6재는 10월 9일 고양 흥국사에서, 마지막 49재는 문경 봉암사에서 봉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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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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