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



獼猴探水月하야
到死不休歇이라
放手投深池하면
十方光皎潔이로다

원숭이는 물에 비친 달을 건지려고
죽을 때까지 쉬지 않는다.
손을 놓고 깊은 연못에 몸을 던지면
밝은 광명 시방에 가득하리라.

금일 결제대중이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말고 조사의 공안을 참구하되 내일을 기약하지 말아야 합니다. 수행자에게는 다만 오늘이 있을 뿐 내일은 없으니, 내일을 기다리는 수행자는 미륵이 성불한다 해도 대사를 해결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역대 조사는 천하인을 제도한다, 살린다 하지 않고 죽인다고 했는데 이는 대사(大死) 이후라야 대생(大生)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육조스님은 남악회양에게 ‘네 밑에 말 새끼 한 마리가 나와서 천하인을 밟아 죽일 것이다’라고 했는데 그 말 새끼가 바로 마조도일입니다.

천하인을 밝아 죽일 수 있는 힘을 얻는 처방이 바로 화두입니다. 아무리 좋은 화두도 헤아리면 사구(死句)가 되고, 별 것 아닌 화두도 헤아리지 않고 지극한 신심으로 바른 의심을 간절하게 가지면 활구(活句)가 되어서 모두가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잠시도 화두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공부해야 은산철벽이 무너질 것입니다. 대신심·대의심·대분심을 가지고 정진하면 본분사를 그르치지 않을 것입니다.

無邊風月眼中眼이요
不盡乾坤燈外燈이라
柳暗花明千萬戶에
鼓門處處有人應이라

가없는 청풍명월은 안목 중의 안목이요
다함 없는 하늘 땅은 등불 밖의 등불이로다
버들 우거지고 꽃 화사한 천만 한양에
뉘 집 문을 두드린들 대답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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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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