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들이 입는 붉은 창포로 만든 옷을 빗대 '2007 샤프란 혁명'이라고 부르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사진=KBS C)

 

지난 1일 동남아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실질적 국가지도자였던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도 수도 네피도 자택에 9일째 강제 구금돼 있다.

 

아웅산 수치는 ‘워키토키’로 불리는 휴대용 소형 무전기를 불법 수입해 사용했다는 것이 구금 이유이다. 변호인 접견이 금지된 채, 경찰의 마라톤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미얀마는 우리나라 1970~80년대 시절 민주화운동 지도자들이 가택에 연금당한 채, 억지 이념으로 죄를 뒤집어쓰던 군사정권 때와 닮아있다.

 

이에 불교 국가 미얀마에서 승려들이 시위에 나서고 있다. 2007년 민주화 시위 때 승려들이 앞장서 가장 많이 군의 폭력에 희생됐다. 승려들이 입는 붉은 창포로 만든 옷을 빗대 '2007 샤프란 혁명'이라고 부른다.

 

수지 고문을 감금하고 미얀마의 입법·사법·행정에 관한 전권을 거머쥔 군부 최고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64)은 2011년 3월, 자신의 상급자 장군 여러 명을 제치고 오랫동안 집권했던 탄 슈웨의 뒤를 이어 군부 최고사령관이 된 인물이다.

 

흘라잉이 군부 권력을 물려받은 2011년은 미얀마 정부가 수년 간의 군부 통치를 벗어나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하는 시기였다.

 

흘라잉은 군부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다. 흘라잉의 정치적 영향력과 존재감은 군부의 지원을 받는 정당(USDP)가 집권과 함께 커졌다.

 

사건의 발단은 2020년 11월 총선에서 NLD가 압승을 거두며 시작됐다. 미얀마 군부와 USDP는 지속적으로 선거 결과를 부정했다.

 

USDP는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다 2월 1일 의회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지난 1월 27일 흘라잉은 “헌법을 지킬 가치가 없다면 폐기해야 마땅하다”고 경고하며 1962년과 1988년 쿠데타를 언급했다.

 

이후 1월 30일, 흘라잉 측은 ‘헌법 폐기’라는 말은 언론이 총사령관의 말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2월 1일, 군부는 아웅산 수지 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여러 정부 고위 인사를 구금하고 계엄령을 선포했다.

 

흘라잉은 이 기간 동안 총사령관으로서 모든 권력을 쥐게 되었다. 그는 즉각 선거 부정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또 조사가 끝나면 새로운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흘라잉은 올해 7월 65세 정년이 되어 퇴임할 예정이었으나, 쿠데타를 통해 1년 혹은 그 이상의 권력을 연장하게 됐다.

 

현재 미얀마에서 군사정권의 쿠데타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불교·한국시민단체 잇단 성명의 물결이 이르고 있다. 나아가 국제시민사회단체들도 쿠데타 종료와 정권의 민주적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급속도로 시위 행렬이 거세지자 아웅산이 이끄는 군부가 시민들에게 실탄 사격을 하면서 시민 2명이 중태에 빠지고 피해자가 속출했다. 이에 미얀마 일부 공무원과 경찰들이 "국민 요구에 더는 귀 막을 수 없어"며 시위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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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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