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용문사 (사진= SBC 불교방송) 무단배포 금지

 

SBC 불교방송이 경남 남해군 이동면에 위치한 용문사를 탐방하고 왔다.

 

남해는 보리암이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조용하고 경치 좋은 용문사에 가면 마음이 더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용문사는 경상남도 남해군 이동면 호구산에 위치한 사찰인데, 호구산은 망운산과 금산을 마주보고 있어 자연 경관이 훌륭하다. SBC 기자팀은 남해 망운산, 금산을 모두 탐방했지만 남해의 아름다움과 자연을 담은 사찰은 용문사 절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용문사 절에 올라가기 전에 우선 미국마을을 지나쳐야 한다. 미국 마을은 남해군에서 미국 교포들에게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인구 유입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게 만든 마을이다.

 

이동면 용소리 일원에 약 24,790㎡(약 7,500평) 규모로 미국식 주택 21동과 복지회관 및 체육시설들을 조성했다. 미국교포들이 들어와 사는 미국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싼 호구산(虎丘山)으로 나가면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거인처럼 양쪽으로 서서 반긴다.

 

남해 용문사를 오르는 길에 <서포문학공원>이라는 작은 쉼터가 나온다. ‘남해적사유고목죽림유감우심작시(南海謫舍有古木竹林有感于心作詩)’라는 남해 유배지에서 고목죽렴을 보고 시를 지은 서포 김만중의 시가 올라오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게 해준다.

 

김만중(金萬重⸱1637년 ~ 1692년)은 자 중숙(重淑), 호 서포(西浦), 시호 문효(文孝) 조선 시대의 문신으로 남해로 유배온 김만중은 홀로 계시는 어머니가 걱정되어 쓴 <구운몽>과 부귀영화가 하룻밤 꿈에 불과하다는 한글로 쓴 <사씨 남정기>를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그 위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용문사로 가는 작은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자 선계(仙界)를 들어선 듯 진녹색 물이 뚝뚝 떨어지는 사이로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귓속에 젖어든다.

 

용문사는 남해군 이동면 호구산(虎丘山)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의 말사이며 802년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가지정 보물인 대웅전을 비롯해 천왕각·명부전·칠성각·봉서루·산신각·요사 등이 있으며, 산내 암자로는 1751년(영조 27)에 세운 백련암(白蓮庵)과 염불암(念佛庵)이 남아 있다.

 

용문사 일주문을 지나 천왕교를 지나면 조선 숙종 28년(1702년)에 지은 천왕각이 나오며 이어 대웅전으로 이동하는 동선이 나온다.

 

대웅전 정면에는 봉서루(鳳棲樓)가 서있다. 용문사의 정문과도 같은 봉황이 산다는 봉서루는 설법전으로 활용되는데 그 아래에 1000명분의 밥을 퍼 담았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밥통으로 전하는 구유(명 구시통)가 보인다. 몸통 둘레만 3m, 길이가 6.7m의 대형밥통이다.

 

이후 호구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백련암(白蓮庵)과 염불암(念佛庵)으로 올라간다. 녹 푸른 나무 사이로 호수 같은 하늘이 열린다. 산사태 방지를 위해 만든 사방댐에 고인 물조차 진청색이다.

 

백련암 옆으로 난 호구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커다란 측백나무가 반겨준다. 용문사에서 호구산 정산까지 1시간가량 걸린다. 오솔길을 따라 숲으로 들어서자 맑은 기운이 감싼다. 정상에 이른다면 너럭바위 위에서 남해바다에 흘린 땀을 훔치며 머나먼 남도 끝자락의 풍광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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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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