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원로의원 법타스님

지난 30여년간 북한을 100여차례 오가며 남북 불교계의 대화 통로를 마련해온 불교계를 대표하는 대북 전문가 법타(法陀)스님이 북한 불교와 조선 불교도연맹을 집중적으로 해부한 책 ‘북한불교 백서’를 펴냈다. 

조계종 출판사에서 발간된 법타스님의 백서는 ‘조선불교도연맹을 해부하다’를 부제로, 스님이 지난 2000년 ‘북한불교연구’를 발간한 이후 20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책이다. 그의 저서는 북한 불교의 유일한 종단이자 종무 기관인 조선불교도연맹에 대한 백과사전이다.

북한에서 불교 신앙 활동은 개인이 아닌 집단에 의해 이뤄지는 정치적 종교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일 불교 기관인 조선불교도연맹의 조직과 역할을 이해하는 게 필수다.

이 백서는 해방 전후부터의 북한 종교 역사와 정책, 종교 단체의 현황을 짚어보고, 북한 인민들이 체감하는 종교 현실 등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와 종교가 공존할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담았다.

책은 논문과 같은 구성으로 이뤄져 있지만, 스님이 방북했을 때 촬영한 사진들을 같이 삽입해 이해를 돕고 생생함을 더했다. 

법타스님은 남북 분단 이후 승려로는 처음으로 1989년 방북한 남북교류의 산증인이다. 이후 30여년간 총 100여차례 평양과 개성, 금강산, 묘향산 등지에 있는 지역 사찰을 찾아 북한 불교계와 교류했다.

그는 1992년에는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를 창립해 '밥이 통일이다'를 주제로 대북지원 사업을 확대했다. 이어 1997년 북한 황해남도에 '금강국수' 공장을, 2006년에는 평양에 '금강빵' 공장을 개설했다.

한국전쟁 당시 불에 탄 금강산 신계사 복원 등에 앞장서서 나섰고, 북한 사찰의 단청 지원이라는 불사도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종교 및 불교에 대한 자료를 틈틈이 수집했고 이를 집대성한 결과물이 '북한 불교 백서'다.

스님은 책에서 북한 종교의 역사와 정책, 종교 단체 현황 등을 먼저 살핀다. 이어 한국 불교의 항일 투쟁, 해방공간에서 사회주의 계열 스님들의 활동상, 조선불교도연맹의 창설 및 역사, 조직을 설명하고 북한 불교의 현주소를 짚는다.

법타스님은 오늘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통일을 전제로 했을 때 북한 불교와이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담았다”면서 “남북불교의 통합과 국민 통합의 필요성을 느끼며, 지난 30여 년 통일운동을 하면서 나의 유언이자 유서처럼 종합 정리했다”고 눈가를 적시며 소회를 밝혔다.

법타 스님은 추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67년 1월 법주사에서 추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7년 4월 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1985년 미국 유학 중 북한 자료를 보며 통일운동을 하겠다는 발원을 갖게 됐다. 

이후 1989년 스님으로서는 최초로 방북하면 본격적인 통일운동을 시작했다. 1992년 귀국해 불교 최초 통일운동단체인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를 창립하고 30여 년 동안 북한에 옷과 밀가루 등을 전달하며 통일운동을 펼쳐왔다.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동국대 정각원장을 역임했으며, 2016년에는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소임을 맡아 종단 통일 사업을 이끌었다. 총무원 총무부장, 제10교구본사 은해사 주지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됐다. 2018년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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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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